[Puerto Rico Day 1] 짐싸기, 이동, 에어비엔비, 오션비치

짐 싸기

우린 짐이 많은 게 싫었고 국내선은 보통 부치는데 돈이 들어서 짐을 줄이는데 총력을 다했다. 다행히도 여름옷만 가져가도 되기에 짐이 한결 적었다. 옷의 개수는 여행 중 세탁이 가능한가에 달려있었고, 우리가 묵을 에어비엔비와 호텔 모두 유료로 세탁을 할 수 있었다. 장난감은 모래놀이 장난감 5개, 미니 자동차 1개, 베드타임 책 1권을 챙겼다. 결국 수하물용 캐리어(28인치) 1개, 백팩 어른 각자 1개, 유아차, 아이용 여행가방 1개 이렇게 가져갔다. 유아차나 카싯은 원래 짐으로 계산하지 않고 무료로 부칠 수 있고, 우린 델타 아멕스 골드 카드가 있어서 2개까지 무료였다. 

Life Saver라는 아동용 캐리어(ride-on luggage), 필수일까?

내가 여행 전 미리 타겟에서 사둔 제품은 B. toys Hound Dog Storage Ride-On이다. 보통 트렁키(Trunki)가 이 카테고리에서 제일 유명한데, 이 제품은 그 반값($25)이었고 리뷰도 좋았다. 방향 조절 안 되는 건 동일하고, 잠금장치 있는 것도 동일하다. 360도 방향 전환이 되는 제품들은 $200불 이상이라 패스. 이 강아지는 귀에 버튼이 있어서 누르면 눈에서 불도 나오고 소리도 나서 귀엽고 재밌다. 여행용으로 쓰지 않더라도 평소 집안에서 타고 놀거나 끌기 좋을 것 같았다.

사용후기: 아이가 집에서 잘 타고 논다. 위험한 순간도 있었는데, 아이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을 때 끈을 당기면 애가 뒤로 훅 자빠진다. (그렇게 한 번 맨바닥에 머리를 찧었다ㅠ) 여행 때는 공항에서 들고 다녀야 하므로 가볍게 기저귀와 모래놀이 장난감을 수납했다. 근데 불량을 샀는지 잠금장치가 잘 듣질 않았고, 잠금장치 자체도 좀 허접하다. 공항에서 아이가 별로 안 타서 수하물로 부치고 싶었지만 부쳤다가는 부서진 채로 나올까 봐 부치지도 못하고 공항 안에서 들고 다녔다. 우리 아이는 여행가방 미는 것도 충분히 좋아하는데.. 그냥 유아용 캐리어를 살 걸 그랬다. 그럼 수하물로 부쳐도 되고, 짐을 찾은 후에는 아이가 밀고 놀아도 될 텐데. 조금 더 크면 공항에서 잘 타려나? 모르겠다. 결론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다음 여행에는 가져가지 않을 것이다.

 

이동하기

크리스마스날 아침이다! 우리의 푸에르토리코 행 비행기는 애틀랜타에서 9시 50분에 출발하는 델타항공이었다. 집에서 7시 40분에는 출발해야 했기에 아이의 크리스마스 선물 증정은 전날 미리 해두었다. 만 1살의 장점(?)은 요일도 날짜도 휴일도 모른다는 거니까. 후후. 

우린 공항까지는 택시를 이용하기로 결정. 크리스마스는 보통 가족과 보내니 이른 아침부터 다니는 택시가 적을 것 같아 전날 Uber와 Lyft를 열어서 예약을 시도했다. 우버는 불매운동 중이지만 두 앱 모두 예약이 가능한데, 정확한 시간 예약이 안되고 10분 정도의 범위로 세팅되었다. 그리고 운전자를 미리 정하는 줄 알았는데, 당일 그 시간이 가까워지자 앱이 스스로 라이드를 요청했고 다행히 금방 운전자가 나타났다. 아쉽게도 애틀랜타에서는 카싯을 추가 요청하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다. (뉴욕시에서만 하고 있다고 한다)

길에 차가 없어서 공항까지 정말 빨리 도착했고, 우린 공항의 국내선 델타 카운터로 향했다. 참고로 우린 유아차를 가지고 갔고 공항 안에서는 별로 안쓸 것 같아 카운터에서 부쳤는데, 결론은 유아차는 공항에서 쓰든 안 쓰든 무조건 게이트 앞에서 부치는 게 낫다. 수하물과 같이 부친 유아 차는 컨베이어벨트에서 나오지 않고 별도로 직원이 가지고 나오는데, 이게 외딴곳인 경우가 많았다. 즉 두 군데서 짐을 찾아야 되는 것. 그리고 우리가 수하물과 같이 baggage drop에 부칠 때  비닐도 씌우지 않았더니 유아차 앞에 끼워진 바가 실종된 채로 도착했다. 어른 둘이서 이걸 하나 못 챙기다니 후회막심ㅠ 부친 수하물 중에 분실되거나 파손된 건 24시간 안에 클레임 해야 하는데, 도착해서 무슨 정신이 없었는지 그것마저 잊어버렸다ㅠㅠ 결국 신고 하나 못하고 집에 돌아온 후에 다시 샀다.

ride-on luggage를 타고 있는 우리 아이. 유아차를 기다리던 이 때만 조금 탔다. 저 기둥 앞에는 누군가의 카싯이 덩그러니 있다. (수하물로 부친 카싯이나 유아차는 저런 식으로 아무데나 놓여있다ㅠ)

 

공항을 나와서는 계획대로 현지에서 우버를 사용하여 에어비엔비까지 이동했다. 영어를 못하는 운전자였지만 목적지를 알고 가는 것이니 불편함이 없었다.

 

우리가 묵은 에어비엔비 방. 들어오는데 열쇠가 4개나 필요한 곳이었지만 내부는 아주 깨끗했다. 온통 이케아 제품으로 가득했다. 방에 오자마자 맨발로 돌아다녔다.

우리 숙소가 있던 곳. 이 숙소는 위치가 정말 대박이었다. 왼쪽으로 도보 5분거리에는 마트가, 오른쪽으로는 식당가가 이어진다. 10분만 북쪽으로 걸으면 바다도 있고, 바다를 접하는 지점에 놀이터도 있으며 의자와 파라솔을 대여해주는 곳도 있다. 

 

우린 일단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고 잠시 쉬었다가 걸어서 해변에 가보기로 했다. 우리 숙소에서 가까운 해변은 Ocean Beach West다. 관광지라기보다는 동네 주민들의 로컬 비치에 가깝다. 그래서 그런지 해변 앞엔 온통 아파트다. 물에서 노는 사람들을 보니 꽤 얕아보였다.

 

처음 모래를 제대로 밟아본 아이는 모래가 이상하다고 했다. 바다를 배경으로 가족사진을 신나게 찍었다. 날씨가 흐려서 사진이 예쁘게 나오진 않았지만. 파도를 발로 느껴보다가 순식간에 깊게 들어온 파도 덕에 아이가 쫄딱 젖어버렸다. 발을 씻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이 지점에서는 씻을 물이 나오는 곳이 보이지 않았다. 그냥 물티슈로 대충 모래를 털고, 아이 옷을 갈아입히고 놀이터에서도 실컷 놀았다. 그네를 원 없이 태웠다ㅋㅋㅋㅋ 미끄럼틀도 무한반복. 

 

해가 질 무렵 해변을 빠져나와 근처 식당에 갔다. 크리스마스라 문을 닫은 곳이 많았고, 영업을 하는 몇 식당 중 하나인 Panuchos에서 저녁을 먹었다. 멕시칸 식당이라 엔칠라다와 파누초를 주문했다. 이 곳은 여러 가지 맛의 마가리타를 $5에 밀고 있는 듯해서 한 잔 마셨다. 아 얼마 만에 마시는 칵테일인가! (이게 시작이었다. 이후로 나는 여행 중에 매일 다른 술을 마셨다ㅋㅋㅋ) 음식은 맛있었지만 고기가 조금 짰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근처 마트인 SuperMax에 가서 물과 우유와 아침에 먹을 빵과 과일을 샀다. 아이를 재운 후에는 넷플릭스도 감상했다. 첫 날 일정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