렁미씨의 소소한 미국일기

[여행준비1] 만 1살 아이와 갈만한 미국 내 여행지, 어디가 좋을까? 본문

여행하기/Puerto Rico 5박6일

[여행준비1] 만 1살 아이와 갈만한 미국 내 여행지, 어디가 좋을까?

렁미씨 2020. 1. 4. 15:50

우리 부부가 미국에 살기 시작한 이후로 미국 내 여행지를 조금씩 다니고 있는데, 아이가 생기고 나니 여행계획을 짜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세상에 재미난 여행지는 많지만, 만1살짜리 아이와 어른이 편하면서도 기억에 남을 여행을 계획하는 게 더 중요했다. 그래서 우리가 고민했던 부분을 질문 형식으로 정리해보았다.

 

1. 추운 곳? 따뜻한 곳?

Escambron Beach, San Juan ©Meui

미국은 정말 큰 나라라서, 같은 12월이어도 반팔만 입고 다닐 수 있는 따뜻한 곳도 있고 롱패딩으로 무장해야 하는 추운 곳도 있다. 추운 곳으로 간다면 썰매타기 같은 겨울놀이를 할 수 있으면서도 따뜻하게 쉴 수 있는 숙박이 있는 곳이 좋겠고, 반면 따뜻한 곳에서는 훌훌 벗고 일광욕을 하며 야외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따뜻한 곳의 장점은 옷이 얇아 짐이 적다는 것!

▶ 우린 뉴욕 롱아일랜드에서 사는 6년간 추위와 눈은 실컷 즐겼(?!)고, 마침 아이도 감기를 오래 달고있는 터라 따뜻한 곳으로 휴가를 가기로 결정했다.


2. 관광? 휴양? 

Old San Juan ©Meui

관광은 그야말로 여행지를 탐방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여행지 자체에 볼거리가 많은 곳이면 좋다. 며칠은 봐야 하는 국립공원(옐로스톤, 요세미티, 그랜드캐년 등)이나 대도시(뉴욕, LA,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같은)가 관광하기에 좋다. 어차피 아이가 어리면 아이 입장에서 관광지를 즐기기가 어려우므로 부모가 원하는 곳으로 고르면 된다.

휴양을 한다면 리조트가 최고지 않을까! 어디 멀리 가거나 일정을 짤 필요없이 리조트에 콕 박혀서 종일 수영하고 자고 먹고 보내는 것이야말로 정말 휴식일테다. 리조트가 많은 곳은 동부에는 플로리다나 칸쿤(멕시코지만 포함시켜본다)일테고, 서부에는 라스베가스, LA나 샌디에고에 주로 모여있다.

리조트 말고도 미국에서 갈 수 있는 크루즈도 있다. 플로리다에서는 바하마로 가는 크루즈가 있고, 시애틀에서는 알래스카 크루즈가 대표적이다. 뉴욕에서는 버뮤다로 가는 크루즈도 있다. 크루즈를 알아볼 때 주의할 점은, 배변훈련이 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에 대한 기준이다. 아기들을 아예 받지 않는 곳도 있고 가격 기준도 다르다.

▶ 우리 부부는 항상 휴양보다는 관광을 선호해왔다. 아무리 휴양을 계획하려해도 여행을 왔으면 호텔 주변 구경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이다. (신혼여행지로 하와이를 고른 것도 관광과 휴양이 골고루 있다기에 고른거였고, 하와이에서도 신혼부부들 잘 가지 않는 빅아일랜드에 가서 천문대와 화산국립공원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래서 여행을 알아볼 땐 좋은 숙박시설 보다는 어트랙션 위주로 알아보다보니 관광없이 리조트에서만 여행을 채우는 건 어쩐지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미국 내 대도시는 아이가 생기기 전에 거의 다 가본 것 같다. 게다가 진정한 지역탐방을 할 게 아니라면 대도시 중에는 뉴욕이 최고다ㅋㅋㅋ 다녀보면 어쩐지 그런 기분이 든다. 플로리다의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같이 자연을 그대로 즐기는 곳을 더 가고싶었는데 아이가 만1살밖에 안되니 긴 트래킹을 하거나 차를 오래 타는 것도 어려울 것 같아 나중으로 미루기로 했다. 

어린 아이와 함께 하니 우리의 첫 '휴양'여행으로 바하마를 다녀오는 크루즈도 고민했었다. (https://www.royalcaribbean.com/bahamas-cruises) 크루즈 안에서 수영도 하고 공연도 보고 밥도 먹고 잠도 자니 일정을 짤 필요도 없이 편할 것 같았다.  코스를 보면 배가 이동을 하는 건 주로 밤시간이고, 낮에는 섬에 정박해서 섬에 있는 수영시설이나 해변을 이용하여 노는 것이었다.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다. 아이도 수영을 좋아하니 꽤 괜찮긴 했지만, 결정적으로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1. 만 0살도 요금을 받는다. 2. 만1살인 아이가 즐기기엔 수영시설이 너무 과하다. 통미끄럼틀, 파도풀 같은건 어차피 잘 타지도 못할거고. 기왕 어린이 요금을 내야 한다면 수영시설을 이용하기 좋은 유치원생이나 초등생 정도 때 가는 게 나을 거란 판단. 3. 크루즈 한 번 뜨는데 어마어마한 이산화탄소를 내뿜고, 배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대부분 바다에 버려서 엄청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고 한다. 


3. 비행기로 이동? 차로 이동?

우리 가족의 귀국 풍경 ©Meui

아이가 24개월이 되기 전에는 비행기에서 아이를 무료로 무릎 위에 태워갈 수 있다. 미국 안에서는 항공권이 그리 비싼 편은 아니지만 동부에서 서부를 이동하는 정도의 장거리에는 이 혜택이 쏠쏠하다.

공항이 멀거나 비행일정이 편하지 않으면 굳이 비행기로 이동하기보다는 근교에 차로 여행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어리면 체력적 한계도 있고 낮잠 스케줄도 있기에 아이 입장에서는 걷기 좋은 공원이나 잘 만들어진 놀이터 정도도 충분하다. 미국은 곳곳에 좋은 공원이 많고, 캠핑사이트도 많다. 애완동물이 있다면 캠핑이 더더욱 좋을 것이다.

▶ 우리 아이는 아직 24개월이 되지 않았기에 기왕이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곳을 고민했다. 처음에는 비행기 값을 뽑을 만한 거리를 다녀와야하나 하고 일부러 장거리를 생각해보기도 했다. 따뜻한 샌디에고나 LA를 고려했지만, 각 도시의 명소 중 어린 -만 1살!!- 아이와 즐기기 좋은 곳은 주로 동물원, 아쿠아리움 같은 인공적인 곳 뿐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애틀랜타에도 좋은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이 있는데 비슷한 걸 보러 거기까지 갈 필요는 없겠다 싶었다. 샌디에고나 플로리다의 해변도 좋긴 하지만 날씨를 확인하니 생각보다 따뜻하지 않아서 바다에 몸을 담그고 놀기엔 추울 것 같았다. 게다가 어른 2명의 비행기값만 해도 너무 비쌌고, 숙박에 어트랙션까지 하기엔 너무 과하다 느껴졌다.

아이와 공항에 가고 비행기에 묶여있을 걸 생각하면 그것도 꽤 피로한 일이라 근교 관광도 생각해보았지만, 기왕이면 비행기를 이용해보고 싶기도 했고 캠핑은 초보라 이것 역시 나중으로 패쓰.


4. 아이들이 놀기 좋은 곳?

아이와 아빠의 해변 걷기

여행지를 찾으면서 검색할 때 보통 kid-friendly나 family vacation 같은 단어를 쓰게 되는데, 이렇게 쓰면 큰 어린이들을 위한 인공적인 실내 박물관이거나 놀이공원 같은 곳을 추천했다. 만1살이 놀이공원에서 놀 수가 있겠는가! 그래서 검색할 땐 차라리 with a baby나 toddlers를 포함하는 키워드검색을 하는 게 훨씬 나았다.

우리가 알아본 곳 중 하나인 디즈니월드는 만3살부터 입장료를 받아서 만 3살 전에 다녀오는 가족들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디즈니월드는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생기고 디즈니월드를 너무너무 가고싶어 해서 부모에게 감사함을 느낄 때(ㅋㅋㅋ) 가기로 생각하던 중이라 패쓰.

그러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유아와 휴가갈 땐 해변에서 모래놀이하며 마냥 시간때우는게 최고라는게 아닌가. 그래서 다른 거 다 제치고 따뜻한 해변이 있는 곳을 찾았고, 기왕이면 여권도 필요없이 갈 수 있는 푸에르토리코(Puerto Rico)! 가 당첨되었다. 푸에르토리코는 마이애미 보다도, 바하마 보다도, 칸쿤보다도 더 남쪽에 위치한 캐리비안의 섬 들 중 하나로, 과거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지만 현재는 미국령인 곳이다. 미국령이기에 비자 상태가 애매한 OPT 중인 학생이거나 영주권 진행중인 사람들도 아무 문제없이 다녀올 수 있다. 게다가 화폐도 동일하고 휴대폰도 그대로 가져가서 쓸 수 있고, 미국 면허증만 가지고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푸에르토리코의 12월말의 기온은 23-29도 정도였다. 정말 바다에 들어갈 수 있는 게 맞을까 싶어서 (바다수영 집착;;) 구글 지도에서 해변을 찾은 다음 그 해변의 사진이 언제 찍힌 것인지까지 찾아보았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트립어드바이저 같은 여행 사이트에서 리뷰를 읽어보는 것인데, 우리의 사전 검색으로는 12월말에 100프로 물이 따뜻하다..고 까지 장담할 순 없었지만, 무릎까진 담글만하지 않을까 추측하고 예약을 시작했다. (결론은 100프로 물에 들어가서 놀 만큼 따뜻했다ㅋㅋㅋ 네 저 여행준비에 좀 집착하는 스타일 맞습니다... 수영하겠다고 갔는데 못하면 안되니까!)

 

(푸에르토리코 여행 계획은 여행준비2 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