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렁미씨의 소소한 미국일기
한국 비데 미국 집에 설치하기 본문
한국 집에서 쓰던 비데를 미국으로 가져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설치를 잘 했고, 글을 업데이트하는 시점(미국에 온지 3년 반이 지난)에도 잘 쓰고 있다.
1. 한국 비데, 가져갈까 말까? 가져간다면?
일단 미국인들은 비데를 많이 쓰지 않는다. 비데가 영어로 그대로 비데(Bidet)인데, 비데를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을 정도.
저렴한 비데는 전자제품이 아닌 그냥 물줄기를 뿜어내는 호스가 하나 더 달린 정도로, 엉덩이에 물을 직접 쏴주는 방식이다. 한국에서 많이 쓰는 전자비데도 있긴 하지만 거의 80~100만원 정도에 육박한다. 비싸서 안쓰는 것 같다. 게다가 비데에 대해 설명하면 따뜻한 물로 항문을 쏴준다는 개념을 낯설어 했다.
나는 비데를 애용하기도 했고, 산지 1년도 안된거라 너무 아까워서 꼭 가져가고 싶었다. 그래서 가져가기로 결정.
가져가기로 결정했다면 비데와 함께 쓸 승압기도 있어야 한다. 제품이 110V도 커버되는거라면 모를까, 우리 집 비데는 220V짜리여서 승압기가 꼭 필요했고, 2K 짜리를 선택했다. 여태 고장없이 잘 쓰고있다.
2. 미국 화장실과 변기 구조
화장실 변기로 향하는 물줄기는 기본적으로 이런 원리다. 아래에서 나와서 변기 수조로 향하는 구조. 비데를 사용한다는 것은 물줄기가 두 개로 갈라져서 수조와 비데 두 군데로 가야한다는 의미다.
지금 미국에서 세번째 집에 사는데, 변기로 향하는 파이프는 모두 위와 같은 구조에 같은 사이즈였다. 아래 다이얼을 돌리면 변기로 들어오는 물을 잠글 수 있다.
이렇게 생겼다.
3. 변기 사이즈
https://www.plumbingsupply.com/images/how-to-measure-toilet-seats.png
충격적이게도(?) 변기 도기가 사이즈가 다르게 나온다. 위처럼 길쭉한 모양과 동그란 모양. 한국에서 가져온 비데는 왼쪽의 길쭉한 모양의 변기와 딱 맞는다. 지금이 세번째 집인데, 이전 두 집은 다 round타입이었다. 비데 설치를 하긴 했지만 시트보다 도기가 작아서 좀.. 보기가 그렇다. 변기 도기 앞쪽이 그대로 노출이 된달까.. (소변흘리면 보인다는 뜻) 도기를 바꾸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다ㅠㅠ 그래서 앉을 때 뒤로 바짝 기대서 사용해야 했다.
4. 변기에 비데 설치하기
변기에 시트를 고정하는 부분은 다행히 세계공통인 것 같다. 별 문제없이 조립할 수 있다. 단, 위처럼 라운드 모양의 변기일 경우 앞쪽이 사이즈가 맞지 않으므로 시트를 뒤로 바짝 붙여서 고정해야 한다.
5. 부품 구입하기
한국에서 쓰는 3-way 커넥터는 미국 화장실과 사이즈가 맞지 않았다. 그래서 가까이에 있는 Home Depot에 갔다.
일단 부품들을 소개하자면,
- 변기에 쓰는 커넥터는 수압때문에 금속을 추천했다.
- 커넥터들의 치수와 종류는 OD, FIP, MIP 등으로 표기한다. (OD : Outside Diameter MIP: Male Iron Pipe FIP: Female Iron Pipe)
- 3-way로 갈라주는 커넥터는 Tee라고 불렀다. T자 모양이어서 그런듯하다.
- 변기와 연결되는 곳은 3/8”, 그리고 우리집 비데의 호스는 1/2”였다.
부품을 찾는 첫번째 방법은 위 그림의 연두색부품처럼 3/8"female + 3/8" male + 1/2" male 의 Tee가 있으면 물줄기를 갈라주면서 두 호스와 연결할 수 있다.
위 부품이 없다면 두번째 방법은 3/8"female + 3/8" male + 3/8" male 의 Tee와 3/8"female + 1/2"female의 호스를 찾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Tee를 기존의 파이프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한쪽이 암이면 반대쪽이 수 여야 결합이 되는데 대부분의 금속 커넥터는 모든 구멍이 수(Male) 로 되어 있었다. 반면 대부분의 호스는 양쪽이 다 암(Female) 이었다. 그래서 부품을 찾고, 대안을 찾고, 직원한테도 물었으나 없다며 다른 지점에 가보란다. 다른 지점은 멀기도 하고 거기 있다는 보장도 없어서 약 두 시간동안 끙끙대다가ㅠ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이거다.
위 부품이 다 없어서 나는 결국 3/8"female + 3/8" male + 1/4" male 의 Tee와 1/4"female + 1/4"female의 호스와 1/4"male + 1/2"male 금속커넥터 이렇게 세 개를 샀다.
그나마 넉넉하게 있던 Tee중에 3/8”OD짜리 위아래로 male & Female, 1/4”OD짜리 male이 있는 부품[Brass Craft社 Valve adapter 3/8”OD Female Compression x 3/8”OD Compression x 1/4”OD Compression]을 골랐다. (사진에서 ①번)
그 다음은 1/4”OD짜리를 비데의 1/2”OD로 변환시켜주는게 문제였는데, 1/4”OD의 Female이 아무데도 없는것이었다!! 그래서 직원에게 또 물었더니 1/4”OD Female이 양쪽에 달린 호스는 있지만 다른 크기로 변환된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일단 그 1/4”OD Female호스[WATTS社 PBCC12-44 Ice Maker supply Line 1/4”OD Compression x 12”]를 골랐다. 원래 냉장고 아이스메이커에만 쓰이는 호스라 그런지 길이도 짧고 한 종류 뿐이었다. (사진의 ②번)
마지막으로, 1/4”OD Female과 비데에서 나온 1/2”OD Female을 연결시켜 줄 부품[WATTS社 Compression LFA-25 1/4”OD x 1/2”MIP]을 찾아냈다. (사진의 ③번)
그래서 결국 완성!!! 총 $16.37로 한국 비데를 미국집에 설치하는데 성공했다!!
물도 잘 나오고 전기도 잘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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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할 때는 그대로 다시 돌려놓고 이사를 한다. (내 부품은 소중하니까요) 조여놓은걸 풀기가 참 번거롭다. 게다가 변기쪽 수도관 밸브를 잠궈도 물이 자꾸 새어나와서 풀 때 자꾸 미끄러졌다. 나는 두번째 집에서 세번째 집으로 갈 때 Tee가 너무나도 풀리지 않아서 정말 힘들게 풀다가 망가뜨려버렸다;; 그래서 세번째 집에 갈 때 똑같은 Tee를 다시 사서 끼웠다. 끙. 제조사가 달라서 그런지 위의 영수증에 있는 가격보다 두 배였다.ㅠㅠ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혹시 질문이 있으시다면 환영합니다.
꼭 저와 같은 부품으로 살 필요는 없고, 위에 설명한 두 가지 방법의 부품이 있다면 더 적게 사서 연결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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