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렁미씨의 소소한 미국일기
이번에 온 폭설. 본문
음, 그러니까, 티비를 안보고 살아서 몰랐다가 바로 전날, Historic Blizzard가 온다는거다. 약 20~30인치. 헉.
재작년 1월쯤에도 눈이 엄청 많이와서 차를 눈에서 발굴했다던데, 그것보다 많이 온다는건가...
다들 엄청 걱정하고 있는데 어째 우리 집주인 Connie는 별로 걱정이 없는듯해서 우리도 일단은 안심.
사실 눈이 많이 오는 것 보다는 바람이 센게 문젠데, 이 동네는 다 전봇대로 전기를 공급받는지라 바람때문에 나무나 전봇대가 쓰러지면 전기가 끊기고 가스나 수도도 공급이 어려워질 수 있단다. 그치만 이번 예보에 바람은 세지 않아서 걱정안한다고. 그리고 가스로 돌아가는 발전기를 갖고있는데, 이거면 집 전체가 3일정도 버틸 수 있단다. 캬~ 역시 우리집은 안전했다.
아침부터 눈이 시작하더니 점심때쯤부터 눈송이가 커졌다.
우리는 몇시간마다 나가서 보행로와 주차장에 눈을 계속 치웠다. 마침 집주인 아들이 와서 삽질을 도맡았다.
열심히 눈퍼는 울 신랑. 키키. 오늘 운동은 이걸로
저녁을 먹고 나서 갑자기 심심해져서 신랑이랑 나가서 눈사람을 만들었다.
이게 보기엔 진짜 작지만, (실제로도 작지만ㅠㅠ) 이번 눈이 어찌나 건조한지 아무리 눌러도 안뭉쳐져서, 정말 오랜 시간동안 다지고 다진게 저 크기였다. 볼링공 크기 정도ㅋㅋㅋ
나는 정말 온 정성을 다해 만드느라고... 손목이 저려서 죽는줄. 이게 뭐라고.
일단 만들었으니 집앞에 두었다ㅋㅋ
자정이 되서 눈이 점점 더 거세졌다. 자기 직전에 찍은 사진. 우리 집 앞 계단이다.
원래는 이렇다. 여름에 찍은거. 벽돌 두 단 정도의 높이가 다 눈으로 덮였다.
그리고 바람도 세졌는지, 우리 눈사람이 이렇게ㅋㅋㅋㅋㅋ 쓰러져버렸다.
미안.. 널 일으키기엔 나가기가 춥다ㅋㅋㅋㅋ
그리고, 다음날 아침. 아직 아무도 눈 안치웠을 때 잽싸게 사진. 음, 밤사이에 그렇게 많이 온 것 같진 않다.
창문까지 올라올거라 생각했는데 올라오진않았다. 저건 창틀에 쌓인거.
소나무 아래가 이렇게 되어버렸다.
원래는 이렇다. 저 벽돌 단 뒤쪽이, 벽돌 단 높이보다 사실 쑥 들어가 있는데, 보행로에 있는 눈을 삽으로 퍼서 나무 아래로 다 옮겼더니 저 부분이 다 차고도 더 올라와버렸다.
넓은 뒤뜰이 전체적으로 30cm정도 높아진 것 같다.
눈을 잘라낸(?) 단면이 보인다ㅎㅎ
휴가간 우리 옆집은 이렇게 되었다. 차를 발굴하는게 이런 느낌이구나.
옆집 우편함. 편지 넣지도, 꺼내지도 못할듯.
돌아보니 우리집도 만만치않다ㅋㅋㅋㅋㅋ
우리집은 보행로와 주차장을 싹 퍼냈는데, 결국 나무아래로 퍼내다보니 역시 우편함이 머리만 내밀게 되었다.
이번 Blizzard Juno는 예상보다는 약했고, 그치만 우려되서 학교가 이틀 다 휴강되었다. 새 학기 첫 수업날인데 휴강되서 나는 그게 그저 좋더라ㅋㅋㅋㅋ 학교와 학생이란 그런거지뭐.
아무 피해 없이 지나가서 다행인데, 문제는 이제 기온이 떨어져서 저게 다 얼어붙고, 다음주에 또 눈이 조금 더 온단다. 이젠 얼음 위에 눈이라 삽질도 힘들어진다. 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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