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정착하기 위해 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운전면허증을 따는 것이다.

이 글을 쓰는 현재 아직 모든 과정이 완료된 건 아니지만, 그간의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의 운전면허증은 우리나라처럼 공인된 신분증이다. 

특히 우리 부부처럼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살고 있다면 운전면허증을 갖기 전엔 공식적인 신분증이 여권밖에 없기 마련인데, 사실 여권을 매번 가지고 다니는건 너무 위험한 일이다. 지갑에 넣기엔 너무 크고, 가지고 다니다가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여간 골치아픈게 아니기 때문.


 그리고 또 다른 점은, 미국에서는 맨해튼 같은 도심에 살지 않는 이상 차가 없이 생활하는건 몹시 불편한 일인데, 한국에서 만들어온 국제운전면허증은 유효기간이 고작 1년이다. 뉴욕주는 다행히 국제운전면허증의 유효기간 1년을 모두 인정해서 이걸로 1년간 운전을 하고, 자동차를 사고,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지만 다른 주는 1달정도 밖에 인정해주지 않는 곳도 있으니 자칫하다간 무면허 운전자가 되거나 차를 살 수 조차 없다.






 우리 부부는 일단 국제운전면허증으로 차를 구입했고, 그걸로 자동차 보험도 가입했다.

국제운전면허증은 발급받을 땐 그럴싸해 보이지만, 사실 여기선 종이조각과 같은 존재이다.



이미지 출처 : http://olleh001.tistory.com/658



 국제운전면허증은 여권과 비슷한 크기의 작은 소책자같이 생겼는데, 실제로 이걸 보여주었을 때 미국인들의 반응은

 "이게 뭐냐??" 하는 표정이었다. -_-;


분명 영어가 같이 표기되어있지만 일단 한글이 더 크게 써있으니 들여다보려 하지도 않았고, 카드 타입이 아니니 더욱 면허증으로 보지 않았다. 게다가 내용은 사진과 발급날짜 뿐이고, 내 생년월일이나 주소 등의 개인 정보는 찾아볼 수도 없으니 더욱 종이조각 취급을 받았다. (자동차딜러샵 뿐만 아니라 경찰들도 이런걸 본 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또한, 미국에서는 필기시험만 통과한 후에 주어지는 신분증을 Learner Permit이라고 부르는데, 국제면허증 제목의 마지막 단어가 Permit이므로 마치 '필기시험만 통과한 신분증' 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단어를 License라고 바꾸고 카드타입으로 바뀌면 참 좋겠다ㅠ)

당연히 국제면허증이니까 편하게 통용될 거란 생각은 금물이라는거!


 반면에 이점도 있는데, 교통법규위반으로 경찰에게 걸렸을 때 국제면허증을 보여주면 방문객으로 보여서(?) 미국면허증보다 가볍게 처리되기도 하는 사례가 있다. (그래도 항상 주의합시다)




 아무튼, 나는 신분증의 목적으로, 그리고 유효기간이 끝나기 전에 면허를 소지할 목적으로 면허취득을 준비했다.




운전면허취득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업무는 DMV(Department of Motor Vehicles)라는 곳에서 진행한다.

DMV는 모든 주에 있으며, 슬프게도 일처리가 오래걸리고 불친절하기로 유명하다. 

 

뉴욕주 DMV 사이트 : http://dmv.ny.gov



 뉴욕주의 면허취득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1. 신분확인

2. 필기시험(Written Test)

3. Learner Permit 발급

4. 운전교육(Pre-licensing Course) 이수

5. 도로주행시험(Road Test) 

6. 면허증 발급(Driver License)



오늘은 이 중에서 1. 신분확인 을 다루려 한다. (서론이 너무너무 길었다; 호호호)



1. 신분확인


가장 먼저 할 일은 나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가지고 DMV에 찾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증빙서류를 모아 6점을 만들어야 시험을 치를 자격이 주어진다. 내가 낼 수 있는 서류가 무엇이 있는지는 아래 첨부파일을 확인하자.


id44.pdf


그리고 중요한 건! 위 목록에 있는 증빙서류 외에 유효한 사회보장번호(SSN)도 제시해야 한다는 것!

SSN이 없다면 Social Security Office(SSO)에 가서 '이 사람은 유효한 SSN이 없습니다'라는 Letter를 받아서 내야한다.

(이건 점수와 상관없이 무조건 내야한다)


국제운전면허증은 있던 말던 점수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보지도 않는다ㅎㅎ



울 신랑같은 F1 비자를 가진 학생의 경우,

여권, I-20, I-94 (3점) + 대학교 학생증과 성적표 (2점) + 건강보험카드 (1점) 으로 6점을 구성할 수 있다.

(I-20와 I-94는 사본을 제출하면 된다)


나처럼 F2 비자를 가진 사람의 경우

여권, I-20, I-94 (3점) + 건강보험카드 (1점) + 미국의 각각 다른 은행에서 발급된 데빗 또는 크레딧카드 두 장 (각각 1점)으로 6점을 구성할 수 있다.



나는 처음에 위 ID-44양식이 있는지 모르고 갔는데, 당시에 사용중인 데빗카드가 한 장 뿐이라 5점밖에 안되서 되돌아왔다. 그래서 그 날 다른 은행에 가서 다른 데빗카드를 신청했다ㅠ 다른 걸로는 도저히 점수를 채울 방도가 없었다.


그리고 두번째로 간 날, 두 개의 데빗카드를 당당하게 보여주고 6점을 만들었는데, 내가 받아온 SSN letter가 유효기간이 30일이 지나서 받아줄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letter에는 작성날짜는 있지만 언제까지 유효하다 라는 말이 써있지도않는데.... 나원참... 진작 얘기해주던가ㅠㅠ


그래서 그 자리에서 바로 SSO로 가서 letter를 새로 받았다. (하지만 슬프게도, 미국의 SSO는 DMV와 쌍벽을 이루는 '일처리가 늦기로 유명한' 곳이라는거... 이 날 나는 4시간을 기다리고 3분만에 레터를 받았다...점심도 굶고ㅠㅠ)



그래서 세번째로 제출을 했을 때, 나는 바로 시험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데!! 


직원 : 우리가 니 휴대폰번호로 연락줄테니 너 이제 가면되.

나 : 응? 지금 시험보는거 아니고??

직원 : 아니. 너 신분 확인하는데 좀 걸리니까 집에가서 전화올 때까지 기다려. 그때 다시 와.

나 : 전화 언제쯤 오는데?

직원 : 뭐 한 며칠이면 되.


하지만... 그들은 한 달 뒤에 내게 전화를 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1비자를 가진 학생들은 그 자리에서 확인이 끝나지만, F2는 그렇게 쉽지가 않다.

나처럼 F2를 가진 몇몇 분들은 기다리다 지쳐 혹시 누락된게 아닌가 싶어 DMV에 찾아가기도 하고 전화도 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기다려" 뿐이었다고 한다. ToT



나는 혹시 몰라서 SSO에서 레터를 받을 때, 레터를 한 장 더 복사해달라고 했는데,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처음에 모든 증빙을 보여주었으니 다 되는 줄 알았는데, 전화를 받고난 후에 DMV에 가면 그 6점을 만든 증빙서류를 다시 보여주어야 한다. (여권이나 카드 등은 돌려주지만 사본은 전부 가져간다) 근데 그 '다시' 보여주는 시점에 또 레터가 있어야 하고, 레터의 유효기간이 또 지나버리면! 레터를 새로 받아와야 한다는거!! (이정도면 멘붕이 오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다행히도 전화가 레터의 유효기간 30일이 지나기 3일 전에 와서, 전화를 받은 다음 날 바로 총알같이 달려갔고, 미리 복사해둔 레터를 다시 제출해서 그 날 필기시험을 볼 수 있었다.




DMV에 방문하기 전에 팁,


- DMV사이트에서 미리 방문할 지점을 고른 뒤 영업시간을 확인하고 간다. (지점마다, 요일마다 영업시간이 다르다)

- 필기시험을 볼 수 있는 지점으로 간다 (시험장이 없는 곳도 있다)

- 무조건 일찍 간다. (문여는 시간쯤에 가야 가장 빨리 처리된다. 늦게 갈 수록 오래 기다린다)

- 신분확인이 완료되면 그 자리에서 바로 필기시험을 볼 수 있으니 공부해간다. 하지만 신분확인이 되기 전에는 공부해도 소용없다ㅠㅠ 나는 무려 세 번이나 벼락치기를 했는데, 결국 한 달 뒤에 다시 공부했다ㅋㅋㅋㅋ

- 신분확인이 완료되면 그 자리에서 신분증에 들어갈 사진 촬영을 한다. 그러니 기왕이면 용모를 단정히 하고 가자.





  1. 이영주 2015.04.21 20:47

    안녕하세요!!ㅎㅎ 이 글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아서 감사 인사 드리고 싶어서 댓글을 쓰게됬습니다. 작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가기로 결정한 뒤로 했던 여러 걱정 중 하나가 미국 면허취득 이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다 보니 미국에서 차없이는 생활이 너무 불편하고 또 뉴욕주는 한국면허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정보를 알게되어.. 뉴욕주 면허 취득 정보를 찾기 시작했는데 거의 대부분 유학원 카페의 허접한 홍보겸 간략한 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찰나에 이 블로그를 찾게되었는데...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운이 좋았던거 같습니다.ㅎㅎ 상세한 설명과 팁들 자료들 사이트 링크 덕분에 많이 헤매지 않고 신분 증빙 6점, 필기시험 순조롭게 통과했고 몇일 전 주행시험까지 통과해서 이제 더 이상 국제면허 들고 다니면서 경찰 눈치보며 운전하지 않아도 되니 너무 행복하네요ㅎㅎ 제 뉴욕 유학생활에 정말 큰 도움 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자주방문하겠습니다.ㅎㅎ 정말 감사합니다!!

    • 렁미씨 2015.04.22 23:32 신고

      안녕하세요~ 제 쥐죽은듯이 조용한 블로그에 소중한 댓글 달아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대학원 들어가고나서 바빠서 블로그 관리도 못하고ㅠㅠ 면허따기 시리즈는 다 끝내지도 못했는데 제 글이 도움이 되었다니 뿌듯하네요ㅎㅎ 저도 뉴욕에서 공부중인데 반가워요!! 페이스북 하시면 (혹시 괜찮다면) 친구해요! https://www.facebook.com/sungmykim

  2. 2015.05.12 11:31

    비밀댓글입니다

    • 렁미씨 2015.06.07 22:28 신고

      안녕하세요! 댓글이 너무 늦었죠ㅠㅠ 그래도 아직 유학오시기 전에 봐서 다행이에요! 학기말이라 바빠서 완전 못보고있었어요;;
      음 오래되기도 했고 저희남편이 자동차딜러샵에서 사면서 같이 처리한거라 면허딸 때랑 같은 항목으로 점수를 만들어야되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 경험상 말씀드릴 수 있는건, 가시기 전에 해당학교의 한인커뮤니티에 연락해서 처음에는 라이드 도움받으시고, 동네 상황이나 자동차정보 등을 충분히 수집하고 나서 구입하는게 좋아요. 그 이유는 1) 학교에서 신분을 확인하고 증명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가 있고, (학교에 입국 신고 후에 학생증도 만들어야되니까요) 2) 어떤 차를 어느 경로로(딜러샵에서 살지/개인에게 직접 살지) 살지도 알아봐야 하거든요.
      1) 신분이나 증빙 관해서는, 저는 당시 학생도 아니었고 근로자도 아니었기때문에 신분이 형편없어서 저희 남편이름으로 차를 구매했어요. 너무 불편하고 남들에게 도움받기 민망해서 남편 SSN이 나오자마자 샀는데, (말이 나오자마자지 구매하는데 총 5일 걸렸어요. 인터넷으로 매물 보고 라이드도움받아서 달려갔는데 금방 팔렸다하고, 은행에서 수표발급받았는데 오타나서 다시 은행가고 등등..ㅠㅠ) 저흰 현금이 있어서 일시불로 계산했는데, 지금 보면 돈이 좀 들더라도 자동차 Loan을 할걸그랬다 싶거든요. 나중에 집 구할때 Credit이 없어서 엄청 고생했는데 Loan으로 돈빌려서 차산다음 바로 갚으면 신용도가 바로 올라요. 신용카드 없이.. 그리고 Loan은 SSN을 받고 어느정도 지나야 이자율도 떨어지거든요. 학교에서 SSN바로 발급해줘도 학생들 몰려서 최소 2주걸려요. (물론 SSN없이도 차는 살 수 있어요.)
      2) 자동차 매물도 천차만별이라 살 때 잘사야돼요. 겉만보고 샀다가 수리비 왕창 깨지는 경우를 많이 봐서... 저희는 미리 페이스북 한인대학원생 커뮤니티에 가입해서 소개도 하고, 입학예정자들끼리 한국에서 미리 만나서 정보교환하고나서 출국했거든요. 커뮤니티에서 공항픽업도 해주시고 라이드도 자주 해주시고 정보도 많이 알려주셨어요. 한인커뮤니티 아니더라도 학과에서 도움받을만한 친구나 선배를 알게되면, 차 구입할 때 멀면 태워줄 수도 있으니까요. 딜러샵에서 사게되면 딜러가 알아서 차량등록하는데 도움줄거고, 개인에게 사는거면 https://transact.dmv.ny.gov/ezvisit/webintro.asp 여기서 직접 등록하는 것 같네요.

      쓰다보니 너무 두서없고 길어졌는데 별 도움이 안된 것 같네요ㅠ 또 궁금한거있으면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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