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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 면허따기] 1. 신분확인용 자료를 준비하자

렁미씨 2014. 3. 28. 00:44





 미국에서 정착하기 위해 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운전면허증을 따는 것이다.

이 글을 쓰는 현재 아직 모든 과정이 완료된 건 아니지만, 그간의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의 운전면허증은 우리나라처럼 공인된 신분증이다. 

특히 우리 부부처럼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살고 있다면 운전면허증을 갖기 전엔 공식적인 신분증이 여권밖에 없기 마련인데, 사실 여권을 매번 가지고 다니는건 너무 위험한 일이다. 지갑에 넣기엔 너무 크고, 가지고 다니다가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여간 골치아픈게 아니기 때문.


 그리고 또 다른 점은, 미국에서는 맨해튼 같은 도심에 살지 않는 이상 차가 없이 생활하는건 몹시 불편한 일인데, 한국에서 만들어온 국제운전면허증은 유효기간이 고작 1년이다. 뉴욕주는 다행히 국제운전면허증의 유효기간 1년을 모두 인정해서 이걸로 1년간 운전을 하고, 자동차를 사고,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수 있지만 다른 주는 1달정도 밖에 인정해주지 않는 곳도 있으니 자칫하다간 무면허 운전자가 되거나 차를 살 수 조차 없다.






 우리 부부는 일단 국제운전면허증으로 차를 구입했고, 그걸로 자동차 보험도 가입했다.

국제운전면허증은 발급받을 땐 그럴싸해 보이지만, 사실 여기선 종이조각과 같은 존재이다.



이미지 출처 : http://olleh001.tistory.com/658



 국제운전면허증은 여권과 비슷한 크기의 작은 소책자같이 생겼는데, 실제로 이걸 보여주었을 때 미국인들의 반응은

 "이게 뭐냐??" 하는 표정이었다. -_-;


분명 영어가 같이 표기되어있지만 일단 한글이 더 크게 써있으니 들여다보려 하지도 않았고, 카드 타입이 아니니 더욱 면허증으로 보지 않았다. 게다가 내용은 사진과 발급날짜 뿐이고, 내 생년월일이나 주소 등의 개인 정보는 찾아볼 수도 없으니 더욱 종이조각 취급을 받았다. (자동차딜러샵 뿐만 아니라 경찰들도 이런걸 본 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또한, 미국에서는 필기시험만 통과한 후에 주어지는 신분증을 Learner Permit이라고 부르는데, 국제면허증 제목의 마지막 단어가 Permit이므로 마치 '필기시험만 통과한 신분증' 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단어를 License라고 바꾸고 카드타입으로 바뀌면 참 좋겠다ㅠ)

당연히 국제면허증이니까 편하게 통용될 거란 생각은 금물이라는거!


 반면에 이점도 있는데, 교통법규위반으로 경찰에게 걸렸을 때 국제면허증을 보여주면 방문객으로 보여서(?) 미국면허증보다 가볍게 처리되기도 하는 사례가 있다. (그래도 항상 주의합시다)




 아무튼, 나는 신분증의 목적으로, 그리고 유효기간이 끝나기 전에 면허를 소지할 목적으로 면허취득을 준비했다.




운전면허취득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업무는 DMV(Department of Motor Vehicles)라는 곳에서 진행한다.

DMV는 모든 주에 있으며, 슬프게도 일처리가 오래걸리고 불친절하기로 유명하다. 

 

뉴욕주 DMV 사이트 : http://dmv.ny.gov



 뉴욕주의 면허취득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1. 신분확인

2. 필기시험(Written Test)

3. Learner Permit 발급

4. 운전교육(Pre-licensing Course) 이수

5. 도로주행시험(Road Test) 

6. 면허증 발급(Driver License)



오늘은 이 중에서 1. 신분확인 을 다루려 한다. (서론이 너무너무 길었다; 호호호)



1. 신분확인


가장 먼저 할 일은 나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증빙서류를 가지고 DMV에 찾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증빙서류를 모아 6점을 만들어야 시험을 치를 자격이 주어진다. 내가 낼 수 있는 서류가 무엇이 있는지는 아래 첨부파일을 확인하자.


id44.pdf


그리고 중요한 건! 위 목록에 있는 증빙서류 외에 유효한 사회보장번호(SSN)도 제시해야 한다는 것!

SSN이 없다면 Social Security Office(SSO)에 가서 '이 사람은 유효한 SSN이 없습니다'라는 Letter를 받아서 내야한다.

(이건 점수와 상관없이 무조건 내야한다)


국제운전면허증은 있던 말던 점수에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보지도 않는다ㅎㅎ



울 신랑같은 F1 비자를 가진 학생의 경우,

여권, I-20, I-94 (3점) + 대학교 학생증과 성적표 (2점) + 건강보험카드 (1점) 으로 6점을 구성할 수 있다.

(I-20와 I-94는 사본을 제출하면 된다)


나처럼 F2 비자를 가진 사람의 경우

여권, I-20, I-94 (3점) + 건강보험카드 (1점) + 미국의 각각 다른 은행에서 발급된 데빗 또는 크레딧카드 두 장 (각각 1점)으로 6점을 구성할 수 있다.



나는 처음에 위 ID-44양식이 있는지 모르고 갔는데, 당시에 사용중인 데빗카드가 한 장 뿐이라 5점밖에 안되서 되돌아왔다. 그래서 그 날 다른 은행에 가서 다른 데빗카드를 신청했다ㅠ 다른 걸로는 도저히 점수를 채울 방도가 없었다.


그리고 두번째로 간 날, 두 개의 데빗카드를 당당하게 보여주고 6점을 만들었는데, 내가 받아온 SSN letter가 유효기간이 30일이 지나서 받아줄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letter에는 작성날짜는 있지만 언제까지 유효하다 라는 말이 써있지도않는데.... 나원참... 진작 얘기해주던가ㅠㅠ


그래서 그 자리에서 바로 SSO로 가서 letter를 새로 받았다. (하지만 슬프게도, 미국의 SSO는 DMV와 쌍벽을 이루는 '일처리가 늦기로 유명한' 곳이라는거... 이 날 나는 4시간을 기다리고 3분만에 레터를 받았다...점심도 굶고ㅠㅠ)



그래서 세번째로 제출을 했을 때, 나는 바로 시험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데!! 


직원 : 우리가 니 휴대폰번호로 연락줄테니 너 이제 가면되.

나 : 응? 지금 시험보는거 아니고??

직원 : 아니. 너 신분 확인하는데 좀 걸리니까 집에가서 전화올 때까지 기다려. 그때 다시 와.

나 : 전화 언제쯤 오는데?

직원 : 뭐 한 며칠이면 되.


하지만... 그들은 한 달 뒤에 내게 전화를 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1비자를 가진 학생들은 그 자리에서 확인이 끝나지만, F2는 그렇게 쉽지가 않다.

나처럼 F2를 가진 몇몇 분들은 기다리다 지쳐 혹시 누락된게 아닌가 싶어 DMV에 찾아가기도 하고 전화도 해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기다려" 뿐이었다고 한다. ToT



나는 혹시 몰라서 SSO에서 레터를 받을 때, 레터를 한 장 더 복사해달라고 했는데,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

처음에 모든 증빙을 보여주었으니 다 되는 줄 알았는데, 전화를 받고난 후에 DMV에 가면 그 6점을 만든 증빙서류를 다시 보여주어야 한다. (여권이나 카드 등은 돌려주지만 사본은 전부 가져간다) 근데 그 '다시' 보여주는 시점에 또 레터가 있어야 하고, 레터의 유효기간이 또 지나버리면! 레터를 새로 받아와야 한다는거!! (이정도면 멘붕이 오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다행히도 전화가 레터의 유효기간 30일이 지나기 3일 전에 와서, 전화를 받은 다음 날 바로 총알같이 달려갔고, 미리 복사해둔 레터를 다시 제출해서 그 날 필기시험을 볼 수 있었다.




DMV에 방문하기 전에 팁,


- DMV사이트에서 미리 방문할 지점을 고른 뒤 영업시간을 확인하고 간다. (지점마다, 요일마다 영업시간이 다르다)

- 필기시험을 볼 수 있는 지점으로 간다 (시험장이 없는 곳도 있다)

- 무조건 일찍 간다. (문여는 시간쯤에 가야 가장 빨리 처리된다. 늦게 갈 수록 오래 기다린다)

- 신분확인이 완료되면 그 자리에서 바로 필기시험을 볼 수 있으니 공부해간다. 하지만 신분확인이 되기 전에는 공부해도 소용없다ㅠㅠ 나는 무려 세 번이나 벼락치기를 했는데, 결국 한 달 뒤에 다시 공부했다ㅋㅋㅋㅋ

- 신분확인이 완료되면 그 자리에서 신분증에 들어갈 사진 촬영을 한다. 그러니 기왕이면 용모를 단정히 하고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