렁미씨의 소소한 미국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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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준비하기

렁미씨 2017. 7. 20. 06:13


올해 들어서 계획임신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이렇게 한 문장 간단히 쓰지만ㅋㅋㅋ 그 앞에는 정말 깊고도 외로운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엽산

일단 엽산부터 챙겨먹었다. 3개월은 먹어야 효과가 난단다. 남녀 모두. 평소에 먹던 종합비타민이 있어서 Folate 800mcg를 주문했다. (여러 글을 읽어본 결과 합성 엽산인 Folic Acid보다는 천연엽산인 Folate가 낫다고 하더라. 참고 글: http://interest.tistory.com/82)



솔가(Solgar) 제품을 많이들 먹길래 나도.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기왕이면 Prenatal Vitamin을 먹는게 낫다는 얘길 듣고ㅋㅋㅋ Prenatal Vitamin을 샀다. 

덕분에 엽산과 종합비타민은 집에서 놀고있다. 엽산은 남편 먹일까했으나 남편이 먹는 종합비타민에도 엽산이 하루권장량만큼 들어있어서 생략하기로.


임산부용 비타민 브랜드도 정말정말 다양하고 성분이 조금씩 다르다. 솔직히 내가 일일이 비교하고 따져가며 먹긴 어려운 것 같았고, 아마존에서 후기를 보다가 여러 사람들이 이 제품(VitaMiss Prenatal Vitamin)이 필요한 성분들이 가장 고르게 들어있고, 의사가 추천해주기도 했다고 해서 이걸로 골랐다.



기초체온법

사실 임신을 생각하기 전에는 기초체온법을 잘 몰랐다. 피임의 한 방법 정도로만 알았지, 내 체온이 그렇게 변하는 줄도 평생 모르고 살았다.

기초체온법은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재는 체온으로 배란기와 월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내가 가장 잘 참고했던 블로그 글: http://hannabustup.tistory.com/270

(내가 쓰는거랑 똑같이 생긴 제품 사진을 찾았다)


체온계는 마침 예전에 학교양호실에서 받은 게 있었는데, 아무래도 미국제품이다보니 화씨로 나온다. 화씨가 섭씨보다는 단위가 조밀조밀해서 단위변환을 하면 소수점 두자리까지 나와서 좋았다. 물론 단위변환 앱으로 매번 변환하긴 하지만.

활동중엔 체온이 달라지기 때문에 최소한 연속 4시간 자고 난 상태가 가장 정확하다고 한다. 그래서 침대 머리맡에 체온계를 두고 있다가 눈뜨자마자 혀 밑에 넣었다. 은근 온도가 나올 때 까지 좀 걸리는데, 가끔 물고있다가 다시 잠든다ㅋㅋㅋㅋ 온도 나왔다고 소리나면 그제서야 깬다;




기록을 위해서 Women's Diary 앱도 설치했다. 일본앱이고 일부 메뉴는 좀 직관적이지 못한데, 여러 가지 써보니까 이만한게 없다. 가장 사용하기 편했다.


기초체온법을 알고나서 왜 이걸 이제 알았나 싶을 정도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내가 생리주기가 긴 편인데, 그냥 한달보다 길구나...정도로만 알고있었지 정확히 며칠인지는 몰랐다. 그냥 생리 시작하면 기록만 했었다. 

그러다가 온도를 매일 그래프로 보니까 어찌나 신기한지, 배란일에는 정말 온도가 쑥 떨어지더니 고온기를 유지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아침 온도가 떨어지면! 그날 어김없이 생리가 시작했다! 캬 신통방통~ 온도가 떨어진 그 날 시작하는게 넘나 놀랍다. 그리고 내 주기가 정확히 34일이라는 것도 알아냈다. 나 되게 규칙적인 사람이었어.... 몰라쨔나.... 언제나 생리란 그저 싫은 것이라 이렇게까지 기록할 생각은 못했는데 온도로 보니까 더 신기하다.

가끔 온도가 말도 안되게 나오는데 그러면 그냥 우연히 온도가 좀 틀렸거나, 아니면 배란에 문제가 있나 싶은 생각도 하게 되었다. 대체로 데이터대로 결과가 나와서 울 남편도 엄청 신기해하면서 눈뜨면 바로 입안에 물려준다ㅋㅋㅋㅋ 자기가 더 적극적으로 앱에 기록해준다. 귀찮을 법도 한데 신기해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했다.




음 그 외엔 딱히 별다른 걸 하진 않았달까. 평소 먹던 약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 아픈데도 없고 운동도 늘 하고 담배도 안하고 술도 거의 안먹고. 올해 초에 예정된 이사가 있어서 그땐 일부러 약간 미루긴 했다. 

산부인과에서 건강검진 받을 때 상담을 했는데, 일단 미국은 만 35살 이하면 "No worry, you are young"으로 시작한다ㅎㅎㅎ 그래서 뭐 나이 걱정도 안했고. 

산부인과의사가, "자연임신 원래 어려워. 그러니 조급해할 거 없어. 만약 1년 넘게 자연임신이 안된다면 그때부터 같이 고민해보자." 라고 한다. 아하 그렇구나 원래 어려운거구나. 맘먹으면 괜히 조급해진다더니ㅋㅋㅋ 뭐 조급하진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일단 맘을 먹었으면 후딱 해치우는게 속편한 사람이라... (결혼준비도 그렇게 했다ㅋㅋㅋ 이 남자랑 결혼을 해야겠다 결정 -> 1달 안에 날짜잡고 예식장 허니문 신혼집 예약완료ㅋㅋㅋㅋㅋ) 다만 빨리 갖고싶다면 배란일 앞뒤로 관계를 촘촘히 가지란다. 아항. 그렇구나.



그렇게 상담받고 나서 바로 임.신.성.공.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