렁미씨의 소소한 미국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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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비데 미국 집에 설치하기

렁미씨 2013. 9. 30. 11:30


한국 집에서 쓰던 비데를 미국으로 가져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설치를 했고, 글을 업데이트하는 시점(미국에 온지 3 반이 지난)에도 쓰고 있다.




1. 한국 비데, 가져갈까 말까? 가져간다면?


일단 미국인들은 비데를 많이 쓰지 않는다. 비데가 영어로 그대로 비데(Bidet)인데, 비데를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을 정도

저렴한 비데는 전자제품이 아닌 그냥 물줄기를 뿜어내는 호스가 하나 달린 정도로, 엉덩이에 물을 직접 쏴주는 방식이다. 한국에서 많이 쓰는 전자비데도 있긴 하지만 거의 80~100만원 정도에 육박한다. 비싸서 안쓰는 같다. 게다가 비데에 대해 설명하면 따뜻한 물로 항문을 쏴준다는 개념을 낯설어 했다

나는 비데를 애용하기도 했고, 산지 1년도 안된거라 너무 아까워서 가져가고 싶었다. 그래서 가져가기로 결정.

가져가기로 결정했다면 비데와 함께 승압기도 있어야 한다. 제품이 110V 커버되는거라면 모를까, 우리 비데는 220V짜리여서 승압기가 필요했고, 2K 짜리를 선택했다. 여태 고장없이 쓰고있다.





2. 미국 화장실과 변기 구조


화장실 변기로 향하는 물줄기는 기본적으로 이런 원리다. 아래에서 나와서 변기 수조로 향하는 구조. 비데를 사용한다는 것은 물줄기가 개로 갈라져서 수조와 비데 군데로 가야한다는 의미다.

지금 미국에서 세번째 집에 사는데, 변기로 향하는 파이프 모두 위와 같은 구조에 같은 사이즈였다. 아래 다이얼을 돌리면 변기로 들어오는 물을 잠글 수 있다.



이렇게 생겼다.




3. 변기 사이즈


https://www.plumbingsupply.com/images/how-to-measure-toilet-seats.png


충격적이게도(?) 변기 도기가 사이즈가 다르게 나온다. 위처럼 길쭉한 모양과 동그란 모양. 한국에서 가져온 비데는 왼쪽의 길쭉한 모양의 변기와 딱 맞는다. 지금이 세번째 집인데, 이전 두 집은 다 round타입이었다. 비데 설치를 하긴 했지만 시트보다 도기가 작아서 좀.. 보기가 그렇다. 변기 도기 앞쪽이 그대로 노출이 된달까.. (소변흘리면 보인다는 뜻) 도기를 바꾸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다ㅠㅠ 그래서 앉을  뒤로 바짝 기대서 사용해야 했다.





4. 변기에 비데 설치하기


변기에 시트를 고정하는 부분은 다행히 세계공통인 것 같다. 별 문제없이 조립할 수 있다. 단, 위처럼 라운드 모양의 변기일 경우 앞쪽이 사이즈가 맞지 않으므로 시트를 뒤로 바짝 붙여서 고정해야 한다.





5. 부품 구입하기


한국에서 쓰는 3-way 커넥터는 미국 화장실과 사이즈가 맞지 않았다. 그래서 가까이에 있는 Home Depot에 갔다.




일단 부품들을 소개하자면, 

- 변기에 쓰는 커넥터는 수압때문에 금속을 추천했다.

- 커넥터들의 치수와 종류는 OD, FIP, MIP 등으로 표기한다.  (OD : Outside Diameter  MIP: Male Iron Pipe  FIP: Female Iron Pipe)

- 3-way로 갈라주는 커넥터는 Tee라고 불렀다. T자 모양이어서 그런듯하다.

변기와 연결되는 곳은 3/8”, 그리고 우리집 비데의 호스는 1/2”였다. 



부품을 찾는 첫번째 방법은 위 그림의 연두색부품처럼 3/8"female + 3/8" male + 1/2" male 의 Tee가 있으면 물줄기를 갈라주면서 두 호스와 연결할 수 있다.





위 부품이 없다면 두번째 방법은 3/8"female + 3/8" male + 3/8" male 의 Tee와 3/8"female + 1/2"female의 호스를 찾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Tee를 기존의 파이프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한쪽이 암이면 반대쪽이 수 여야 결합이 되는데 대부분의 금속 커넥터는 모든 구멍이 수(Male) 로 되어 있었다. 반면 대부분의 호스는 양쪽이 다 암(Female) 이었다. 그래서 부품을 찾고, 대안을 찾고, 직원한테도 물었으나 없다며 다른 지점에 가보란다. 다른 지점은 멀기도 하고 거기 있다는 보장도 없어서 약 두 시간동안 끙끙대다가ㅠ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이거다.





위 부품이 다 없어서 나는 결국 3/8"female + 3/8" male + 1/4" male 의 Tee와 1/4"female + 1/4"female의 호스와 1/4"male + 1/2"male 금속커넥터 이렇게 세 개를 샀다.










그나마 넉넉하게 있던 Tee중에 3/8”OD짜리 위아래로 male & Female, 1/4”OD짜리 male이 있는 부품[Brass Craft社 Valve adapter 3/8”OD Female Compression x 3/8”OD Compression x 1/4”OD Compression]을 골랐다. (사진에서 ①번)


그 다음은 1/4”OD짜리를 비데의 1/2”OD로 변환시켜주는게 문제였는데, 1/4”OD의 Female이 아무데도 없는것이었다!! 그래서 직원에게 또 물었더니 1/4”OD Female이 양쪽에 달린 호스는 있지만 다른 크기로 변환된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일단 그 1/4”OD Female호스[WATTS社 PBCC12-44 Ice Maker supply Line 1/4”OD Compression x 12”]를 골랐다. 원래 냉장고 아이스메이커에만 쓰이는 호스라 그런지 길이도 짧고 한 종류 뿐이었다. (사진의 ②번)


마지막으로, 1/4”OD Female과 비데에서 나온 1/2”OD Female을 연결시켜 줄 부품[WATTS社 Compression LFA-25 1/4”OD x 1/2”MIP]을 찾아냈다.  (사진의 ③번)

 



그래서 결국 완성!!! 총 $16.37로 한국 비데를 미국집에 설치하는데 성공했다!!

물도 잘 나오고 전기도 잘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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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할 때는 그대로 다시 돌려놓고 이사를 한다. (내 부품은 소중하니까요) 조여놓은걸 풀기가 참 번거롭다. 게다가 변기쪽 수도관 밸브를 잠궈도 물이 자꾸 새어나와서 풀 때 자꾸 미끄러졌다. 나는 두번째 집에서 세번째 집으로 갈 때 Tee가 너무나도 풀리지 않아서 정말 힘들게 풀다가 망가뜨려버렸다;; 그래서 세번째 집에 갈 때 똑같은 Tee를 다시 사서 끼웠다. 끙. 제조사가 달라서 그런지 위의 영수증에 있는 가격보다 두 배였다.ㅠㅠ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혹시 질문이 있으시다면 환영합니다. 

꼭 저와 같은 부품으로 살 필요는 없고, 위에 설명한 두 가지 방법의 부품이 있다면 더 적게 사서 연결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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