렁미씨의 소소한 미국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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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일기

든든한 우리집 문지기

렁미씨 2015. 8. 17. 12:00




여름이 되자 곤충이 들끓는다. 넓은 마당과 나무가 많은 주택의 1층집이라 더욱. 그래도 다향인건 모기는 집에 거의 없는데, 가끔 문이 열렸을 때 들어오곤 한다. 집 현관 주변에도 무당벌레는 아닌데 붉은 색에 둥그런 벌레들도 한가득이고 가끔 집에 들어와서 푸드득 거린다.


그러다가 어느 날, 거미가 우리 집 현관 앞에 현관 지붕과 우편함 아래 의자를 연결해서 거미줄을 치기 시작하더니, 아주 근사한 작품을 만들어놓았다. 





재밌는 건, 거미가 항상 이렇게 거미줄의 한 가운데에 딱 자리를 잡고 있다는 거다. 이 거미줄은 포스터만한 크기로 지어졌는데, 다행히 우편함을 가리지는 않는다.









거미의 크기는 내 엄지손가락 끝마디 크기 정도? 이렇게 큰 거미는 다행히 집에 들어오진 않는다. 집엔 먹을게 없으니 재미도 없겠지. 낮엔 다른데에 있다가 밤이면 꼭 이렇게 가운데에 자리를 잡는다.









얼마나 촘촘하게 만들었는지, 평소같으면 거미줄 으악! 하고 쳐버렸겠지만 정말 너무너무 잘 만들어서 그럴 수 없었다. 자연의 신비란 바로 이런건가보다. 덕분에 집에 들어오는 벌레가 정말 줄어들은 것 같다. 이 집에 세들어사는 앨리스도 멋지다며 한참을 보고 갔다. 저 일정한 간격으로 촘촘한 거미줄을 보라. 거미는 정말 최고의 건축가다.








이젠 집에 오면 반가울 지경. 얼마 전 비가 세게 와서 거미줄이 망가졌는데 다시 만들어놓았더라. 계속 있어줬음 좋겠다.